2018 오아후 넷째날.  와이키키 즐기기

 

 

Tucker & Bevvy. 쿠히오비치. Kai Coffee & 이야스메 무수비. 호텔 수영장. Jinroku.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점심을 먹은 후 발코니에서 하와이를 즐기고 있는 아빠와 아들의 뒷모습을 보고있자니

첫째를 임신했을 때, 그 아이가 2살이 되었을 때의 하와이가 스쳐지나갔다. 

별 이벤트가 없는 기억은 항상 빠르게 잊혀지기 마련인데 중간중간 특별했던 하와이의 여행이 뇌리에 박혀있으니

아이가 커가는 모습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닥에 발이 안 닿는 저 아이가 다음 번엔 얼마나 더 커있을까. 

 

 

 

 

이번 하와이의 마지막 수영. 

하와이가 늘 그렇듯, 분명 수영을 시작할 때는 날씨가 쨍 했는데 하다보니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지고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언제 나가야하나 애매했던 수영장도 서둘러 빠빠이를 했다.  

 

다시 호텔로 들어와 씻고 저녁을 먹으러 Jinroku로 향했다. 

아까 점심에 혼자서 지나간 길을 이번엔 우리 네가족 모두 다 함께 걸었다.

시원한 저녁 공기를 맡으며 똑같은 길을 또 걸어도 나는 너무 좋았는데 아이들이 걷기에는 조금 힘들었던 모양이다.

수영도 했으니 더 고됐겠지. 

갈수록 발걸음이 늦어지더니 결국 아이들의 찡찡이 시작됐다.  

 

 

 

 

 

 

 

 

내일이면 우리는 떠나고, 마지막 저녁을 근사하게 먹고 싶었지만 

결국 이번에도 우리는 투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ㅠ  

철판이 놓여있는 것을 보니 저기서 직접 요리를 해주시나보다  

테이블에 앉았으면 즐길 수 있을 것을 괜히 그것도 못보나 아쉽다는 생각에

투고로 주문을 해놓고는 입구에 앉아 우리 요리를 만들어 주시는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네모난 칼로 쳡쳡쳡 착착착 손놀림이 어찌나 빠르던지 ,

중간중간 우리를 쳐다보며 다 되어간다는 제스쳐와 웃어주는 센스까지!      

 

 

 

 

 

 

그렇게 만들어진 너무 맛있어보이는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는 보는것처럼 정말 맛있었다.

아이들에게는 가쓰오부시가 이상했나  우리와는 다른 반응이었지만 

바다향을 가득 품은 새우의 알알이 톡톡과 맥주가 땡기는 짭쪼름하면서도 달달한 맛은 괜히 기분까지 들뜨게 했다.

 

 

 

 

 

아이들을 재우고 괜한 아쉬움에 남편과 발코니에 나왔다. 

호텔 반대편 음식점의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간간히 들려오는 철썩철썩 파도소리를 안주삼아

하와이의 마지막 밤을 수다와 맥주로 달래며 즐기고 담았다. 

언젠가 또 오기를 그날이 너무 늦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