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4. ~ 11. 28.  Grand Circle 4박 5일의 여행.

 



 

A : LA

B: Grand Canyon

C: Monument Valley

D: Page

E: Navajo Lake

F: Zion National Park

G: Las Vegas

 

총 1400여마일. 이동시간만 28시간.

 

미국은 과연 크고도 넓은 땅덩어리라는 것을 몸소 직접 체험했던 4박 5일.


어찌나 넓던지 가도가도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몇시간만 가면 방금 전에 지나쳤던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또 다른 모습이 펼쳐져 우리를 깜짝깜짝 놀래키고,


인간은한없이작은존재야, 너무나도 광활하게,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모습에 경외감마저 들었고.


아무것도 없이 우리만 자연, 야생 속에 덩그러니 남아있는듯한 외로움과 자유로움과 현실세계가 아닌듯한 착각까지 갖고왔으며.


그 안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고자 문명세계의 보온밥솥과 냉장고, 아이스박스, 3분요리 들을  꺼내먹고 호텔에서 잠을 


청하는 뭔가 아이러니컬한 4박 5일은 마치 꿈만 같았다.

 


처음엔 몸이 힘들것만 같아서, 맛있는것도 못먹고 좋은 곳에서 잠을 청하지 못할 것 같아서,


툴툴 대며 걱정했었던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후회되었던 4박 5일.


이 4박 5일을 통해 앞으로 40박도 50박도 하며 미국이라는 멋진 나라 여행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시간.


남편과 여행이라는 추억을 함께 나누며 우리만의 이야깃거리를 하나 더 만든 시간.

 


출발하기 전 생소한 여행스타일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부족함 없이 가득채우다 못해 넘치게 채워준 4박 5일의 여행을 통해


미국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 즐겨야 한다는 부담감,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생각들을


다시한번 끄집어 내어 버릴 수 있었던,  날 다시 깨끗하게 만들어 준 시간이었다.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두고두고 이야기 할 것 같다.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그랜드서클 반바퀴가 아닌 한바퀴를 뺑뺑 돌며 경험할 수 있는 그 날이 또 한 번 오길.


2011.11.27   Grand Circle 여행 4일째.  


Las Vegas 

 

한참을 달려 밤이 다 되어서야 Las vegas에 도착을 하였다.


해만 지면 가로등 하나 없는 진정한 야생(?), 조용한 자연과 함께 하다가 불빛 화려한 라스베가스에 오니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제야 문명세계에 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정신없음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우선 Aria 부페부터 고고씽 ♬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휴우 -


네 달 전에는  Rio 부페에서 식사를 하였었는데 음식의 종류는 Rio가 더 많았던 것 같고


테이블 세팅과 호텔의 분위기, 음식의 질은 Aria가 더 나은듯.  


다음번에 다시 라스베가스에 온다면 그 때는 벨라지오 부페를 맛보리라. ^^

 

 


원래는 Zion National park가 아니었으면 라스베가스에서 좀 더 많은 쇼를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워낙 늦어 이번에는 올드타운에 있는 프리몬트 전구쇼만 보기로 하였다.  

 


Fremont Street 전구쇼는 7시(또는 일몰후)부터 1시간 간격 (공연시간 6~8분정도)으로 이루어지고


돔형의 거대한 지붕에서 번쩍번쩍 현란한 쇼가 열린다는데 우리나라의 LG 기술로 만들어졌다기에 더더욱 기대가 되었다. ^^


한 가지 단점은 주차가 까다롭다고 -  


라스베가스 스트립에서 차로 15-20분정도 다운타운쪽으로 내려오면 프리몬트 아케이드가 나오는데 생각보다 주차하기는 쉬웠다.


그 근처를 돌다보니 주차타워에 주차를 하고(두시간 정도에 $3정도) 프리몬트 거리로 나섰다.



 

공연하는 사람들,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구나 :)


 


프리몬트 지붕 아래를 줄로 연결해서 놀이기구를 탈 수도 있다.

 

 

생각처럼 고급스러운 화려함은 아니지만 올드 다운타운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조금은 귀엽게, 조금은 정신없게 꾸며놓은 라스베가스의 옛모습이랄까 ?

 

거리 양 쪽에 늘어선 기념품 샵을 구경하며 전구쇼를 기다렸다.

 

화려한 프리몬트 거리

 

 

거리 공연이 모두 멈추고 흘러나오던 음악이 모두 멈추고


'아 이제 시작하려나보다.'

 


 

 

음악이 흘러나오며 거기에 맞춰 화려한 장면들이 연출되는데,


지붕을 계속 쳐다보고 있자니 살짝 고개가 아프고 :)


생각만큼 우와- 대단하다 라는 느낌은 아닌 ㅋ


시간대별로 쇼의 내용이 다른건가 ? 싶어 한시간을 더 기다려서 다음 쇼를 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ㅠ-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 호텔로 향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라스베가스니 카지노에는 들러야지!하며


 

열심히 놀고 싶었으나 룰렛 한 시간만에 눈은 이미 감겨가고 -


이미 정신은 꿈나라에 가있고 -


 

어쩔수 없이  오늘 밤은 이렇게 마무리를 해야겠다.


내일은 아울렛을 들러 쇼핑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 참 길었다.


'생각지도 못한' 이라는 뜻밖의 우연성이 주는 여행의 매력을 맛본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오늘의 여행.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오늘 하루가 오래오래 기억될 것만 같은 좋은 기분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2011. 11. 27  Grand Circle 여행 4일째. 


Zion National Park 

 

 

Page의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맞으며 일어나 천천히 조식을 먹고 라스베가스로 출발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오늘 하루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젯밤 자기전에 알아볼 때까지만 해도 Page → Las Vegas 는 5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네비게이션에 나와있던 소요시간은 7시간. 하지만 우리는 보지 못했다 7이라는 숫자를.


두어시간을 달렸나? 뭔가 이상하다싶어 네비를 확인해보니 아직도 남은 시간이 5시간이 넘었다.


그제서야 우리는 어디에 있는거지? 하고 지도를 확인하니, 서쪽으로 가면 될 것을 우리는 북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네비를 믿은 우리가 잘못. ㅠ-ㅠ 뺑뺑 돌아가고 있었다.


뭐 그래도 이런게 여행의 묘미 아니겠어? 하며 하하호호 깔깔 거리며 


네비가 알려주는 길로 그냥 가자 - 하며 가고 있었다. 주변의 경치를 즐기면서 말이다 -

 


네비 덕분에 우연찮게 만난 Navajo lake  

 



우와, 여긴 눈도 왔네! 하며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하지만. 결국 좋아라 하던 눈은

 

 

우리에게 이런 결과를 안겨줬다.

 


네비가 저것까지는 모르나보다.


아, 어쩌지?

 


아무도 없는 길에 차를 세우고 우리가 네비가 되어 핸드폰 map을 보고 네비게이션을 만지작 거리며


라스베가스로 돌아갈 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이 근처에  Zion National Park 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여기다!


안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자이언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년 등을 못보고 가는 것이 정말 많이 아쉬웠는데 !

 


매번 여행을 미리 계획하고 그대로 따라서 일정을 추진하는 걸 좋아했었던 내가,


길이 눈에 막히고, 네비 덕분에 다른 길로 가다가 시간이 지체되고, 새로운 곳까지 보게되며 일정이 완전 틀어지는 것을


신나라 하며 좋아라 하며 가슴까지 두근두근  설레하는 것을 보고 지금까지 나는 너무 내가 만든 틀에 얽매여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게 진정한 자유여행인데 - .



옆에서 운전하는 남편을 두고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미소짓다


눈을 돌리니 Zion National Park 에 가까이 왔는지 너무도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드디어 Zion National Park 에 도착을 했습니다!

 

 

우리는 Grand Canyon에서 Annual Pass를 구입했기 때문에 무료 입장.

 

이런 곳인 줄 몰랐다.


찻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는데 주변의 절경에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나 해가 지고 있는 Zion National Park의 모습은 마치


"내가 이 정도로 멋있는데 날 안보고 그냥 가려고 했어?" 하며 새침떼기처럼 도도하게


너무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산 속을 구불구불 모노레일 타고 구경하듯이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며 천천히 느끼고 마시고 즐기며 그렇게 내려갔다.

 

 

 


어느덧 해가 지고 석양이 질 때쯤 Zion Naional park 를 나왔다.


이곳에 다녀갔다는 것을 꼭 기념해야 겠다 싶어 기념품 샵에서 자석도 사고 ^-^


라스베가스로 느즈막히 출발하였다.

 


너무도 멋진 석양을 바라보며


오늘 일을 절대 잊을 수 없다며 이 곳은 너무 좋다며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냐며


수다에 수다에 수다를 거듭하며 시끌시끌하게 그렇게 라스베가스로 향했다.










2011. 11. 26  Grand Circle 여행 3일째. 


Page


 

모뉴먼트 밸리를 떠나 두 시간 정도를 달렸을까 ?


오른쪽으로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 저기가 Lake Powell인가 보다.

 




30분 정도를 더 달려 호텔이 아닌 antelope canyon 투어를 하는 곳으로 바로 갔다.


1:30 pm 에 예약을 해서 조금 늦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12시 쯤 도착. 


저런 차를 타고 투어 장소까지 가는 듯 싶었다.


( http://www.antelopecanyon.com/map.html $ 29 * 2= $ 58)

 

 

12명이서 한 차를 타고 한 팀이 되어 antelope canyon으로 출발했다.


쌩쌩 달리는, 사방이 뚫려 있는 차를 타니 무섭기도 무섭고 비포장도로에서는 먼지가 한 가득 달려들었다.


그래도 나름 재밌는 쿵쾅쿵쾅 투어차 타기 :)

 

 

얼마 지나지 않아 Upper Antelope Canyon 입구에 도착했다. 바깥에서 봤을 때는 동굴 입구 같은 모습.


그 안이 얼마나 멋있는지는 베일에 꽁꽁 감춰져 있어 더더욱 궁금하였다.

 

 

이 곳은 얼마 전 홍수로 인해 관광객이 목숨을 잃은 후 인디언 가이드의 동행 하에만 투어를 할 수 있다.


워낙 좁아 물이 금방 차 오른다는 무서운 이야기로 안내를 시작한 가이드.


안쪽이 어둡기도 하고 투어가 빨리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사진찍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고 하길래


앞에서 가이드를 졸졸 따라다녔다.


가이드가 앞쪽에 서있는 관광객들의 사진기를 가져가서 샘플 사진을 찍어주며 이렇게 찍으라고 보여주기 때문에.


덕분에 Antelope Canyon의 멋진 모습들을 흔들림 없이 담을 수 있었다.

 

 

 

물에 의한 침식작용이 이렇게 아름다운 협곡을 만들어 내다니,


사진작가들이 '눈과 마음, 영혼에 축복을 내리는 곳'이라고 말했다던데 -


정오에 빛이 곧장 내리 쬐어 빛의 기둥까지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 까 싶었다.

 

 

 

가이드는 협곡의 모양에 따라 '모뉴먼트 밸리의 일출', '사자의 얼굴' 등등 이름을 붙였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한국식 이름을 붙이며 키득키득 즐거운 투어를 하였다.  

 

 

 

너무나도 빨리 끝나버린 아쉬운  Antelope Canyon 투어를 마치고 혹시나 Lake Powell 유람선 투어를 할 수 있을까 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패스. 

 


Horse Shoe Bend 를 가기 전 Glen Canyon Dam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차로 20분 정도를 달리니 얼마나 큰지 근처에 가지도 않았는데도 보이기 시작하는 Glen Canyon Dam.

 

 


가까이에서 본  Glen Canyon Dam은 정말 어마어마 했다. 그 크기를 말로 표현할 수도, 사진으로 찍을 수도 없을 정도로 -


댐 높이 216m, 댐 길이 475m. 수치만 가지고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정말 잠깐 보려고 했는데 그 크기와 면적에 압도당한채 멍하고 있다가 해가 지고 있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Horse shoe Bend 는 해가 질 무렵 가장 멋있다고 해서 기다렸던 것인데


이러다 놓치겠다. 


후다닥 다시 출발해 Horse Shoe Bend 로 향했다.

 

89번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만나는  Horseshoe Bend.


얼마전 1박 2일에서 강원도 정선? 편에서도 이 곳 Horseshoe Bend 와 비슷한 곳이 나왔었었는데 -

 



아무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었.는.데.

 

 

좀 무섭다.

 

그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


겁이 별로 없는 나도 아래를 내려다 보기 무서웠고 사진찍기 무서웠고 마음껏 구경하기에는 왜이리 마음이 작아지는지. ㅋ

 

하지만 정말 멋있었다. 콜로라도 강이 휘돌며 지나가면서 만들어 낸 자연의 작품.


 

 


 

무서움을 무릅쓰고 산정상에 오른 듯 양팔벌리기!


석양에 비친 말발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Page의 석양.


눈이 부시면서도 따뜻한, 일출보다 더 강렬한 석양이 오늘따라 더 인상적이었다. 

 

Page는 참 매력적이다.


Antelope Canyon 부터 바깥에서는 알 수 없는 이곳만의 비밀스러운 투어가 시작되더니


Horseshoe Bend에서의 무서움과 신기함과 놀라움. 마치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 같은, 그래서 자꾸만 생각날 것 같다.

 

하루가 이렇게 또 아쉽게 가고 있다.


이런 하루하루라면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


2011. 11. 26   Grand Circle 여행 3일째. 


Monument Valley

 

 

모뉴먼트 밸리의 일출을 보러 해 뜨기 전부터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창문을 열어보니 벌써 세상이 밝아지고 있었다. 

 




얼른 옷을 챙겨입고 사진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니 이미 사람들이 모뉴먼트 밸리의 일출을 보러 많이들 나와있었다.


해가 올라올 수록 모뉴먼트 밸리의 멋진 일출 사진을 담으려는 사람들의 무리가


우르르 이리 이동했다 우르르 저리 이동했다 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그 사이 해가 떠오른다.



 

                                         빨갛게 달아오른 모뉴먼트 밸리                                                             

 


호텔 창문을 통해 본 모뉴먼트 밸리에서의 아침

 

 

이렇게 어마어마한 것들을 바로 코 앞에서 마주하고 있다니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보고보고 또 봤는데도 자꾸 고개를 돌리게 되고 자꾸 멍하니 창문 앞에서 서있게 된다.


신기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이 곳.


 

어제는 미처 찍지 못한


The View Hotel 내부의 모습들을 사진기에 담고 -

 

 

아쉽지만 다음 일정인 페이지의 안탈로프 캐년 투어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바로 떠나야 한다. ㅠ


어제 밤 싸놓은 유부초밥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며 모뉴먼트 밸리의 먼지를 한아름 가득 안고 있는 붕붕이를 타고 모뉴먼트 밸리와 


작별했다.


 

저 먼지바람이 그리울 것 같기도 하다.

 

 

 

안녕, 모뉴먼트 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