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7  오아후 셋째날. 


라니카이 비치, 카일루아 비치, 지오반니 새우트럭, 터틀비치(라니아케아 비치), 서라벌회관





그러고보니 오늘은 하루종일 해변이네 ^^ 


유안이는 터틀비치에 도착할 때쯤 잠에서 깨어 '여긴 어디?' 하는 표정으로 이리 저리 두리번 했다.


지오반니 새우트럭도 꼭 오고 싶었지만 유안이에게 거북이도 꼭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한 노스쇼어.


오늘 제발 거북이가 나타나주길. 


바다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오는 거북이를 보고 유안이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_+




터틀비치는 따로 주차장이 있지 않아서 갓길에 주르륵 세워놓고 길을 건너면 됐다.


이 근처가 터틀비치인가보다 생각될 정도로 한산하던 갓길에 갑자기 빼곡히 차가 들어서 있었고


뻥뻥 뚫리던 길이 갑자기 정체현상을 빚어 주변을 둘러보게끔 했다.



주차를 하고 길을 건너면 숲에 살짝 가린 바다가 보이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아직 거북이는 나오지 않았단다.


다들 기다리고 기다리며 하염없이 바다를 보고 물 속을 살펴보았다.


흠, 이렇게 돌아가야 하는건가. 하고 속상하려고 할 때쯤.



어떤 학생이 소리를 질렀다. "저기야!" 





물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바다거북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조금씩 조금씩 팔을 열심히 움직여가며 영차영차 물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미리 지키고 있던 안전요원들이 거북이를 지키기 위해 빨간 끈을 가지고 안전선을 만들며 접근을 제한했다.


유안이는 거북이를 보자마자 겁에 질려 "안아줘 안아줘요" 하더니,


엉금엉금 천천히 기어오는 거북이를 한참을 본 후 엄마, 아빠 품에서 내려왔다. 



유안이도 신기했겠지만 바다에서 기어나오는 거북이를 본 건 나도 남편도 처음이었다.


다들 적당히 보고 사진 몇장 찍고 돌아갔지만 우리는 보고보고 또보고, 집에 갈 생각을 안하고, 


계속 보고 따라다니고, ㅋㅋㅋㅋ 우리 때문에 안전요원들 힘들었겠다 ^^;;; 




거북이에게 정신이 팔려 하늘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지도 못했다.


비를 가득 안고 있는 듯한 회색 구름들이 하늘 위에서 대기중이었는데 말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거북이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차로 달려왔다.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강렬했던 기억. 


유안이도 호텔에 돌아가서 계속 "엉금엉금" 하면서 기어다녔으니 아마 거북이가 인상적이긴 했나보다.






Laniakea Beach


구글맵으로 라니아케아 비치를 찍고 출발,  


Laniakea Beach, North Shore, HI 96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