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월 땡스기빙연휴. San Clemente Beach, Calafia Park


유안아, 이제 학교가자. 






유안이는 세돌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이제 38개월.


이제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처음으로 프리스쿨에 다닌다. 


유안이 학교보내기 전 이렇게 긴 연휴를 집에서만 보내기 아쉬워서 


무작정, 갑자기 샌디에고로 출발했다.



시월드를 갈지, 사파리파크를 갈지, 올드타운을 갈지 그 어떤 계획도 하지 않은채 


숙소만 잡아놓고 그냥 출발했다. 


계획은 가는길에 세우면 되니까. ㅋㅋ


그런데, 가는 길이 너무 멀다. 


땡스기빙 연휴라 어느정도의 교통체증을 예상은 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차가 막히다 못해 아예 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건 한국 명절에서나 볼 법한 일인데.  



어차피 아무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이라 꼭 어딜 가야만 했던건 아니라서 - 


길에서만 시간을 허비하는건 아쉽고, 근처 바닷가에서 잠깐 놀다가 가기로.  









그렇게 이곳에 왔다. 


San Clemente Beach. Calafia Park


이미 알고 있었던 곳도 아니고, 계획하지도 않았고, 차가 막히기 시작해 근처 바닷가를 온다고 샛길로 빠진것이.


이렇게 큰 감동을 줄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계획하지 않았기에 더 큰 기쁨과 놀라움을 줬던 것일 수도 있지만,


이 곳은 계획을 하고 왔어도 감동을 줄 만큼 충분히 멋진 곳이었다. 




알아보니 이곳은  San Clemente Beach Trail  포인트 중 가장 아래쪽인데, 


해안가를 따라서 1.5시간 정도 걸리는 트레일로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라고. 


https://socalhiker.net/hiking-the-san-clemente-beach-trail/


















바닷가 바로 옆을 지나는 기찻길.  그리고 그 기찻길을 든든히 막아주는 바위벽, 


그리고 날씨도 한 몫 했다.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먹구름과 먹구름을 이겨내려는 흰구름이 하늘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듯. 


처음에는 너무 멋진 풍광에 사진만 계속 찍다가

바다에도 가까이 가보고 파도 잡아봐라~ 놀이를 하다가

돗자리를 깔고 아예 자리를 잡았다.

유안이는 차에서 모래놀이 도구까지 들고 왔다. ㅎㅎ







한참을 모래놀이를 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뿌뿌, 땡땡땡 하며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산타바바라 갈 때 탔던 그 기차, 바닷가를 지나가는 서프라이너 그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오고 있다. 




유안이는 기차다, 기차 지나간다, 하며 좋아했고


우리는 막히는 교통체증을 차속에서 견디며 버티고 있었다면 절대 몰랐을, 


순간적인 선택에 대한 너무나도 멋진 결과에 다시한번 놀라며 - 지나가는 기차에 손을 흔들었다. 













사람들이 바다를 든든히 지켜주는 큰 바위들 속에서 걸어나오길래 길이 있나 싶어 들어가봤더니 


무슨 영화의 한장면 같은 모습이 펼쳐졌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무늬에 조금은 무섭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새겨놓은 글씨와 그림도 독특한 느낌을 줬다. 


터키 여행갔을 때 카파도키아 괴레메 마을을 돌아다녔던 그 느낌이 생각 나기도 하는-


 


꼬불꼬불 길이 어디까지 있나 계속 들어가봤다.


생각만큼 갈 수 있는 길이 깊지는 않았고 갑자기 내리는 비에 금방 돌아나왔지만 


등산도 아닌것이 산책도 아닌것이 우리는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하는 의외의 경험에 신기해했다. 




이번엔 비록 아무 계획없이 아무 준비없이 온 곳이기도 하고 우린 샌디에고를 가야하니 패스하지만


정말 San Clemente Beach Trail 을 하러 다시 한 번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조금은 맑은 날씨였더라면 또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하고. 


이제 길이 조금 풀렸으려나 - 


다시 샌디에고로 이동. 




San Clemente Beach


http://www.sanclementeguide.com/calafia-beach-san-clemente-state-beach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