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24  산타바바라 즐기기




즐겁게 식사를 마친 후 아이들과 함께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걸었다. 

 











이 곳이 산타바바라 다운타운이구나,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수많은 상점들과 영화관, 카페, 쇼핑몰 등이 줄지어 늘어져있었다. 


거리를 걷는 내내 이상하게시리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 온 곳이라면 신기해서 이것저것 둘러보게되고 우와우와 여긴 뭐지 저긴 뭐지 살펴보게 되는데


이 곳은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지나다녔던 동네의 느낌?   


산타바바라의 매력이 이런걸까.


깔끔하면서도 수수하면서도 차분하고 여유있으며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주는 가볍지 않은 중후함까지 갖추고 있는, 


참 많은 느낌을 주는 이 곳을 저번엔 왜 그렇게 몰라봤는지. 

  




산타바바라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두군데 법원과 미션. 


우린 저번 방문에 두 군데를 모두 들러봤었기에 친구네가 들르지 못했다던 미션을 오기로 했다. 


다운타운에서 우버를 불러 10분 정도 오면 올드 미션 도착. 










미사를 보고 있어서 문이 열릴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했다. 


그 앞 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먹고 공놀이를 하고 잔디에 철퍼덕 앉아 생전 안하던 하트 풀잎 찾기. 


캘리포니아의 21개 미션 중 10번째로 세워진 이 곳은, 


스페인 성직자들이 미국 남서부를 발견하고 지역 원주민들의 포교를 위해 지어진 교회로 아름다운 미션으로 손꼽히는 곳이라고 한다.


비록 종교는 없지만 성당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곳에 오면 꼭 고해성사라도 해서 지금까지의 내 잘못을 반성하고, 깨끗해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돌아오는 기차 시간에 맞춰 다시 산타바바라 스테이션으로 돌아왔다. 


약간의 허기짐과 몰려오는 피곤함을 역 앞 카페의 커피로 달래며, 기차를 기다렸다. 


혹시라도 돌아가는 기차에서 배가 고플까 바나나와 간단한 먹을 거리를 구입하고 


기차역 바닥에 앉아 조금씩 조금씩 해가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몽롱해지는 산타바바라의 석양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참 빠듯하고 알차고도 길었던 하루가 꿈처럼 느껴졌다. 








열차는 30분 정도 연착되었다. 


미리 표를 끊을 때 알람을 신청해놔서인지 메일로도 메시지로도 연착안내가 나왔고, 


전광판에도 계속 알려주어서 그다지 큰 혼선은 없었다. 


유안이에게도 오늘하루 참 노곤했는지 기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유니온스테이션에 도착하고도, 차로 갈아타고도,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잤다.





산타바바라를 다시 올 수 있게 되서 정말 너무 기뻤다.


다시 오지 않았더라면 예전에 잠깐 스쳐지나갔던,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았던 그냥 그런 산타바바라로 남아있었을테니.


역시 어느 도시든 한번 가봤다고 그곳이 어떻다고 판단할 수 있는건 아닌 것 같다.


물론 여행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기차여행으로, 당일치기로, 친구네 가족과 함께 산타바바라에 갔다왔다는 것 만으로도 좋았지만


산타바바라가 주는 매력에 퐁당 빠져 다음번엔 1박을 하고서라도 


피어에 가서 갓잡은 해산물로 공원에서 바베큐도 해먹어 보고,


다시한번 법원에 올라 산타바바라를 내려다 보기도 하고,


트롤리를 타고 산타바바라 곳곳을 다녀보기도 하고 싶었다. 




산타바바라, 또 올께.